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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제12회 국전작가협회展- 출품作(5) -◇권의철 作 단색화(Dansaekhwa)-traces of time - 평론글...

kwonec 2023. 6. 3. 05:12


-◇2023.5.24.wed ~30.tue.
     OPENING -5.24.wed. pm 4:00~
-◇인사아트프라자 1~3F 갤러리


-◇기사 - 권의철
       입력 -2023.05.31.wed.
                                         am  10:30~



▲ traces of time -2305  162.0 /130.0 cm mixed media on canvas 2023


<국전작가협회 제12회 회원전에 대한 신항섭 미술평론가의 평>

최근 10여 년간 한국미술계는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무엇보다도 미술 인구의 급증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아트페어가 속속 열리면서 미술시장 그 저변이 크게 확장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 상업화랑 중심으로 미술시장이 움직이던 상황에서는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일이다. 한마디로 상전벽해라고 해야 할 정도이다. 미술 견본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아트페어는 대형 전시 공간에 적게는 수십 개 많으면 수백 개의 부스를 설치하여 다수의 작가 작품을 판매한다. 그러다 보니 일반적인 미술애호가의 시선이 집중하게 되고, 작품의 거래가 손쉽게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처럼 아트페어 중심으로 가는 미술시장에서 전통적인 구상미술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국전작가협회는 이러한 미술계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중진 원로들의 미술단체이다. 중진 원로작가들이 자발적으로 미술 단체를 결성하게 된 것은 미술시장에서 외면당하는 전통 회화의 존재감을 회복하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이었다. 아무리 세상이 변한다고 할지라도 모든 형태의 회화 장르가 공존해야만 하건만, 전통 회화의 경우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다. 이러한 미술계의 상황에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중진 원로들의 미술 단체 결성은 절체절명의 현실적인 상황을 극복함과 동시에 한국미술계를 이끌어온 실질적인 주역으로서의 존재감 및 자존감을 회복하려는 의지의 표명인 셈이다.

2012년 창립한 국전작가협회는 1949년부터 1980년까지 한국미술계의 명실상부한 등용문 역할을 해온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입상작가들로 구성되었다. 그러다 보니 최연소 회원이 70대이고 많게는 90대까지 이르는 중진 원로들이다. 이러한 구성원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미술을 이끌어온 실질적인 주역이었다. 해방 이후 한국미술계에서 작가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유일한 등용문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즉 국전 공모전에 출품하는 일이었다. 여기에서 입상하게 되면 작가로서 공인받는 것이나 다름없다. 국전작가협회에 참여하는 중진 원로들은 모두 이러한 과정을 거친, 명실상부한 백전노장이다. 따라서 입선작가부터 최고상인 대통령상 수상 작가까지 망라하고 있다.

대한민국미술전람회는 해방 이후 최초로 만들어진 관전으로서, 이렇다 할 상업화랑조차 없는 환경에서 미술인들은 물론이요, 일반 시민들이 그림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그러기에 특히 작가 지망생들은 국전에서 입상하는 건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드러내는 수단이기도 했다. 국내 미술대학 교수진 대다수가 국전 출신이라는 점에서 볼 때 한국미술 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시 말해 한국미술의 산실이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처럼 한국미술 발전에 초석을 쌓아온 작가들이 다름 아닌 국전작가협회 면면이다. 이들 중 일부는 대학과 중고등학교에서 미술을 지도하는 교사이자 작가로 활동하면서 그룹전과 개인전을 통해 실력을 쌓고 작가적인 역량을 구축했다. 그런가 하면 일부는 직장생활이나 개인사업을 하면서도 틈틈이 화구를 메고 자연으로 나가 그림을 그렸다. 그러한 노력과 시간이 쌓이면서 한국 미술계는 그 저변을 굳건히 다질 수 있었다.

국전작가협회는 매년 정기적인 협회전을 비롯하여 지방 순회전을 개최함으로써 중앙과 지방으로 그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전작가협회는 국전을 통해 갈고닦은 관학파적인 미술이라고 할 수 있는 사실주의와 인상주의 그리고 모더니즘 미학을 추종하는 작가들의 모임이다. 견고한 구상회화 및 일부 비구상 회화가 실현한 예술적인 가치를 상기시키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이러한 목표는 전시회를 개최하는 일 자체만으로도 이미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국전작가협회가 설립되기 전까지 한국미술계가 국전 자체를 잊었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만큼 무심했던 점을 상기하면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도 중진 원로들의 전시회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지경이어서, 지나간 추억쯤으로 생각할법했다. 이러한 현실을 보면서 일부 중진 원로들은 미술계에서조차 외면당할 바에는 자체적인 노력으로라도 존재감 및 존재가치를 알리자고 결의한 것이다. 그런 경위로 결성된 국전작가회는 이제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출신 작가들이라는 타이틀 아래 건재함을 알릴 수 있는 통로를 열고 매년 정기전 및 지방 순회전을 통해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국전작가회를 비롯하여 여타 구상미술 단체들은 추상미술 또는 현대미술 단체를 압도할 만큼 회원수를 자랑한다. 그런데도 실질적인 미술시장에서는 오히려 밀려나는 상황이다. 특히 국전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중진 원로작가들 작품은 전시장에서도 보기 힘들게 됐다. 이처럼 아카데미즘을 표방해온 작가들의 입지가 좁아졌을뿐더러 무엇보다도 미술시장에서의 관심도가 크게 떨어졌다.

이러한 현실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어떤 결과에는 반드시 그 원인이 있게 마련인데, 전통적인 아카데미즘을 기반으로 하는 작품들이 미술시장에서 관심을 끌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다름 아닌 국립근대미술관의 부재이다. 미술관은 한 나라의 작가들 작품을 모아 전시하는 대표성을 가지고 있다. 상업화랑이나 아트센터 등 여타 소규모의 전시장은 크기에서는 물론이려니와 그 위상에서도 비교되지 않는다.

일반적인 관점에서의 미술관이란 그야말로 ‘죽은 자의 무덤’이라는 말이 있듯이 사후에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특히 국립근대미술관이 그렇다. 물론 국립현대미술관은 작고 작가뿐만 아니라 현역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도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어떻든 미술관에 작품이 들어가고 또 전시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지 평가 기준을 넘어선 작가들로 선별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쩌면 중진 원로들의 작품이 일반적인 관심권에서 벗어나 있다는 건, 근대미술관의 부재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생각된다. 만일 국립근대미술관이 존재한다면 오늘과 같은 상황, 즉 전통 회화에 무관심한 분위기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국전작가협회의 작품 성향이 대체로 근대미술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더욱 그렇다. 국립근대미술관이 존재하면 미술관을 통해 전통적인 아카데미즘 경향의 작품들을 일상적으로 감상하게 됨으로써 그 작품적인 가치에 대해 눈을 뜨게 된다. 그렇게 되면 국전작가협회 회원들의 작품으로 그 관심이 이어지게 됨으로써 미술시장의 불균형한 상황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다.

국전작가협회 회원 가운데 적지 않은 작가는, 해방 이전에 열린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던 서양화 1세대로부터 그림을 배웠다. 따라서 그 영향권에 있는 국전작가협회 회원들의 작품 또한 일반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현실은 그 반대이다. 이 모두 국립근대미술관의 부재로부터 발단한 일이다.

이처럼 어려운 현실에서도 묵묵히 그림 그리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는 국전작가협회 회원들의 노력은 그 누구도 폄훼할 수 없는 일이다. 고무적인 일은 미술계 일각에서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머지않아 이에 뜻을 같이하는 작가들의 서명을 받아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위한 청원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아직 표면화하지 않았으나 국립근대미술관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미술인들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움직임이 본격화될 때, 국전작가협회 회원들 또한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전통미술계의 숙원인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위한 한 알의 씨앗이 되기를 자청해야 할 터이다. 따라서 어떤 일을 하든 개인적인 건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심신의 건강이 건강해야 좋은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겠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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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es of time-2305ㅣ91.0x72.7cmㅣMixed media on canvas, 2023


코로나19가 장기화로 전반적인 사회활동이 위축되면서 문화.예술 분야도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거리두기 단계별 방역수칙에 따라 문화·예술 분야 전시회는 급격히 감소했고 ‘예술 활동가’들은 생존의 위험까지 직면하는 상황에  처했다.



㈔국전작가협회는 오는 24일-30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에서 ‘제12회 국전작가협회 회원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양태석 작가(본회 이사장), 이연숙 작가(본회 총재), 권의철(단색화) 운영위원장등 중진(원로)작가들의 작품이 약 150여 점이 출품된다.



㈔국전작가협회 양태석이사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작품 활동에 임해 주시고, 열심히 작업하신 회원들의 노고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면서 “예술작품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희망과 즐거움을 주고 그로 인해 사회를 밝게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정말 우리들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듭 그는 “국전작가협회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24년 ‘창작예술공모전’과 진도 국전미술관 개관을 시작으로 청와대·인사동·화동 등 전국 곳곳에 국전미술관을 건립,  예술가들이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 강조했다.



㈔국전작가협회 권의철 운영위원장은 “준비 단계부터 전 과정이 녹록치 않았지만 2023년 국전작가협회전을 통해 회원들에게 작업의지를 북돋고 미래를 여는데 필요한 힘을 충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오는 30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회는 대한민국전람회(1949-1980년)에서 입선작가·최고상인 대통령상 수상한 작가들이 한데 어우러져 150여 점의 다채로운 작품들을 준비해 관객들과 만난다. 전시장은 1,2,3(특별전 포함)층으로 구성돼 있다.



/홍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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