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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의철 제16회 개인展에 부쳐. . . 2 / 박명인 ( 미술평론가, 한국미학연구소 대표 ))

kwonec 2013. 5. 10. 23:29

         

                           권의철 제16회 개인展에 부쳐. . . 2  / 


                                                                     박명인(미술평론가, 한국미학연구소 대표)


                                                      역사성 意象을 현대적 회화로 표출


                                                            

(중략). . . .동양화론에서는 물체가 상(象)을 띠고 있으면 기(氣)와 세(勢)가 있다고 말한다. 물론 서양의 미술에서도 기와 세는 존재한다. 그것이 생명력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화론에 대입해 보면, 권의철의 《History》라는 명제로 추구하고 있는 작금의 작품들은 흰색을 기조로 하는 모노크롬 형식의 평면에서 부조적 음양각으로 표출하고 있는 문자체(역사성)을 기라고 할 수 있고, 암각화 등에서 도입된 형상에 담긴 고대인의 의상(意想)을 추정하여 형상화하고 있는 이미지(현대성)가 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역사성 이미지의 내재적 의미를 외상, 수상, 내상, 언상, 의상, 상상 등의 감성으로 파악하면서 기와 세를 판단하는 것이 History의 정체성인 것이다.

여기에서 모노크롬 형식의 평면구도는 생리적으로 원근감의 부정이라고 말하기 쉽지만 권의철의 화의(畵意)는 다르다. 공간을 매우는 부조적 평면화에서 문자체나 암각화같은 내재적인 이미지가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외적 세계를 표면화하지 않고 색면의 관계구조를 표현영역으로 확충한다. 그런가 하면 역사성을 회화적으로 사실화하고 있어서 현대성과의 조화에 의해 작가의 화의가 충만한 총체적 회화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흰색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혹자는 흰색은 무색이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흰색이야말로 무한한 색의 신비를 지닌 색의 원천이다. 그렇기 때문에 흰색에 의해 모든 색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색채학적으로 말하면 광학의 색의 합은 무색이고 물리적 색의 합은 흑색이 된다. 따라서 회화에 있어서 색의 합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가 흰색인 것이다. 결국 흰색과 흑색은 색의 총체성이라는 결론이고 이를 응용한 권의철은 먹에 흰색을 가미하는 것이 아니라 흰색에 먹(흑색)을 가미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이러한 표현경향은 이미 한국화를 전공한 권의철의 의도가 이미 동서양의 벽을 일탈하고 회화적 안주에 이르렀다는 입증이다. 그것은 색채학적 특성뿐 아니라 동양의 유구한 역사적 이미지를 모티브로 하고 현대적 기법으로 형상화함으로써 회화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각적 공간에 은유되어 있는 역사성의 강조는 그 형체에서 보이듯이 어제와 오늘의 제한적 이미지가 아니라 무한한 영역을 포함하고 있다. 시간의 연속성에 의해 변화하는 것이 역사적 물상인 것이다. 풍화작용에 의해 형태가 변형되고 물리적으로 손상되기도 하면서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는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 . . . (중략)